어제 아들이 하교하면서 크리스마스 트리를 장식하자고 하였다.
안그래도 하려던 참이었는데..
12월에 들어서면서 크리스마스 리스를 문앞에 달아놓은 집들이 하나씩 눈에 띄기 시작했다.
그래도 아직 12월 초라서 그런가..아님 브렉시트 때문인가 왠지 작년보다 크리스마스 장식을 한 집들이 좀 적어진 느낌이다.
Ikea나 여러군데에서 싱싱한 크리스마스 트리용 나무를 팔기도 하지만 나중에 그걸 버리는 것도 문제이고, 실용성을 위해 우리는 Homebase에서 구입한 fake 트리를 이용한다.
아들이 신나서 장식을 하며 크리스마스가 빨리 왔으면 좋겠다고 흥분했다...
아니나 다를까 산타할아버지 선물때문이었다.
크리스마스가 아니라 선물을 기다리는 거였다.ㅜㅜ
산타할아버지뿐만 아니라...고모들, 할머니 할아버지에게서도 선물을 받을 걸 생각하니 신이 날 수 밖에...
마지막으로 학교 크리스마스페어에서 구입한 눈사람 헬륨풍선으로 트리 장식을 마무리했다.
저 헬륨풍선을 어찌나 잘 갖고 놀고 좋아하는지 안샀으면 정말 큰 일날뻔했다. 눈사람이 점점 작아지기전에 기념사진까지 함께 찍었을 정도이니...
크리스마스트리
우리나라 명절처럼 영국에서는 크리스마스가 되면 해외나 지방에 있는 가족들이 전부 모여서 식사를 하고, 선물을 교환하고, Christmas Cracker를 터트리며 그 안에 들어있는 재밌는 퀴즈 맞추는 게임을 하기도 한다.
Christmas Cracker는 사탕모양으로 선물 포장된 튜브형태의 종이상자로 두 사람이 양쪽을 잡아당겨 터트리면 그 안에 종이로 만든 왕관과 넌센스퀴즈 그리고 작은 장난감이 들어있다.
얼마 전 빅토리아 앤 알버트 (V&A)에서 이 크리스마스 크래커를 만드는 유료 class가 있는 걸 발견하고 관심이 있었지만 그냥 패스했다.
남편 가족들을 만나면 으레 Christmas cracker( 크리스마스 크래커) 안에 들어있는 종이 왕관을 쓰고, 와인을 마시며 퀴즈 맞추기를 하면 크리스마스 분위기가 무르익는다.
크리스마스 크래커를 터트리며 하는 이런 의식은 내게 상당히 특별하고 영국적인 경험을 안겨줬다.
내게는 크리스마스 크래커가 터질때 나는 명쾌한 소리가 통쾌한 기분을 느끼게 하기도 한다.
터질 때 나는 소리가 "크랙" 처럼 들리는 것 같기도 하고, 상자가 찢어질때 금이가는 모양이어서인지
아니면 그 안에 들어있는 퀴즈가 농담 따먹기처럼 어이없는 것들이 많아서 "crack a joke"라는 표현에서 비롯되서 크리스마스 크래커라 불리는가보다하고 내맘대로 해석한다.
실은 크리스마스 장식을 하면서 기분이 좀 이상했다.
한해가 거의 다 지나갔다고 생각하니 뭔가 아쉽기도하고, 브렉시트 때문에 다가올 미래에 대해 살짝 불안하기도 했다.
가디언지에서는 올해 크리스마스 장바구니 물가가 더운 여름과 브렉시트 여파로 최근 십년만에 가장 많이 올랐다고 했다.
그래도 많은 사람들이 크리스마스를 가족과 아님 친구와 함께 따뜻하고 행복하게 보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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