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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런던에서 아이스 스케이팅- Queens

크리스마스와 새해가 낀 약 2주간의 기나 긴 하프텀의 마지막 날을 아이스 스케이팅으로 마무리하기로 했다.

나는 초등학교 때 집 근처 야외 스케이트장에 간 이후로 오랜만에 가 보는 것이었다.

런던의 대표적인 아이스링크로는 Somerset과 Natural History Museum 앞에 있는 야외 스케이트장이 있지만,

우리집과도 가깝고 남편이 젊을때 가봤다는 실내 아이스링크 Queens에 가기로 했다.

 https://queens.london/skating#details-info

 

실내 사진Queens 입구

 

실내사진Queens 스케이트장

 

Queensway역 앞에 있는 Queens는 1930년대에 오픈한 오랜 역사를 가진 아이스링크인데 지금은 펑키한 느낌의 인테리어가 인상적이었다. 

뭔가 버거킹과 영화관 느낌이 난다고나 할까..그곳은 기분 좋은 젊은이들의 분위기를 풍겼다.  

마침 Queens에서는 Monday Madness라고 온라인으로 미리 예약하면 월요일마다 반값에 스케이트나 볼링을 즐길 수 있었다.

(Vue 영화관의 슈퍼 먼데이도 그렇고 영국은 월요일에 이런 할인 행사가 좀 있는것 같다)

사실 스쿨홀리데이에는 반값 할인이 안되는것인데 오늘 개학한 학교도 있어서 그런지 우리에겐 운이 좋았다.

보통 일인당 12파운드 정도 하는데 우리는 6파운드에 스케이팅을 즐기고, 스케이트 대여료도 2.5파운드씩 미리 온라인으로 지불했다.

시간은 한시간 정도로 예약했는데 특별히 시간을 제한하지 않는것 같았다.

 

아이스링크사진펭귄 붙잡고 아이스스케이팅

 

스케이팅이 처음인 아이를 위해 6파운드에 펭귄모양의 지지대도 같이 대여했는데,

펭귄을 양손으로 잡고 앞으로 밀면서 스케이팅을 하는게 오히려 더 걸림돌이 되는것 같아서 나중에는 그냥 혼자 타게 했다.

아이가 안전하게 타게 해주려고 대여한것인데 우리 아이에게는 이상하게 스케이팅 타는 속도를 더 더디게 하는것 같았다.

그냥 아이가 혼자서 스케이팅을 하면서 스스로 몸으로 터득하는게 더 빨리 배우는 길인것 같았다.

거의 걷는 수준이었지만 누구의 도움없이 혼자 스케이팅을 하고, 실력이 조금씩 나아지는 걸 보니 뿌듯하고 대견했다. 

엄마가 아이를 과잉보호하면 아이가 의존적이 되고 자립하기 어렵듯이,

넘어지더라도 스스로 할 수 있게 도와주고 격려해주는 것이 아이에게 더 도움이 된다는 걸 다시 한번 경험할 수 있었다.

 

나는 초등학교의 기억을 더듬으며 아이스 스케이팅을 시도했지만 거의 걷는 수준이나 마찬가지였다. 

넘어질까봐 온몸이 긴장해서 더 그랬던것 같다. 

얼마 전 읽은 <지금의 조건에서 시작하는 힘>이라는 책에서 실수하지 않으려는 사람들은 완벽주의자라고 했던 게 기억이 났다.

실수를 많이 경험하면 성공에 더 가까워지는데, 완벽주의자는 이를 간과하고 실수하지 않기 위한 생각이 너무 많아 미적거리고 그래서 어떤 것을 실행에 옮기기가 힘들다고 했다.

결과적으로 완벽주의에서 벗어나는 삶이 행복하다고 했는데, 그렇게 하려면 어떤 일을 할 때 스위치를 끄거나 키는것 처럼 단순하게 생각하라고 했다.

그리고 작은 성공을 이루라고 했는데, 이런 작은 성공이 어떤 일을 새로 시작할 때 두려움을 없애주고 원동력이 된다고 하였다. 

나는 비록 찬란하진 않고 남들이 보기엔 형편없는 실력일 수 있지만, 스케이팅을 했고 그것을 진심으로 즐겼다는 것 자체를 작은 성공으로 여기기로 했다.

그렇지만 비완벽주의자가 되기 위해서는 넘어지는 것에 대한 두려움을 조금 더 버려야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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