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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리 정돈에 대하여- 미니멀 라이프 청소와 정리법, 하루 15분 정리의 힘

나는 원래 정리 정돈을 잘 하는 성격도 아니었는데,

아이가 놀면서 끊임없이 어지르는 것을 보고 어느정도 손을 놓고 지냈다.

그리고 내곁에는 아이보다 더 큰 존재감을 주는 남편이 있다.

남편은 자기가 쓰고 난 물건을 내게 알려주기라도 하듯 집안 곳곳에 본인의 흔적을 남겨놓고 다닌다.

남편에게 두번 세번 얘기해줘야 하는 번거로움과 그로 인한 언쟁을 피하려다보니 내가 해야 할 집안 일만 나날이 늘어가서,

꼭 해야할 청소 빨래 설거지 외에 정리 정돈은 등한시 하게 되었다.

한번 치우지 않기 시작하고 신경을 쓰지 않으면 집이 순식간에 어수선해져 더욱 스트레스를 받았는데,

결국은 또 나만 혼자 치우면 뭐하냐 하는 한탄만 늘어 악순환만 반복되는것 같았다.

그리고 집이 어질러지니 내가 겉과 속이 다른 사람으로 느껴지는 이상한 정체성의 혼란도 겪었다.

 

그러나 바야흐로 2019년 새해가 밝았으니 정리 정돈을 더 잘하고 집안을 깨끗이 유지하고 싶어졌다. 

정리 정돈에 관한 많은 책들을 읽었음에도 몇일 안가서 다시 집이 난장판이 되는 일은 이제 그만 하고 싶어졌다.

 

사람들이 나같이 정리 정돈에 관심이 많아졌는지 <미니멀 라이프 청소와 정리법>이라는 일본 책을 전자 도서관에서 몇 달을 기다려서 겨우 빌려볼 수 있었다.

막상 이 책을 여니 기대했던 것과는 달리, 정리와 청소 강박이 있는 듯한 사람들의 노하우를 사례별로 보여주어 청소와 정리에 더욱 스트레스를 받게 하였다. 

이들은 심지어 청소 리스트까지 만들어 놓고 사는 사람들이었다.

뭐 이런 사람들이 있나! 이렇게까지 해야하나! 이들은 집 청소를 거의 호텔 수준으로 해놓고 있었다. 

그러다가 어느 새 우리집 세탁기와 냉장고를 반짝 반짝하게 윤을 내고 있는 나를 발견했다.

이 책이 자극을 준 것은 틀림이 없다.

한편으로는 이런 사람들을 포함해 우리 모두가 청소와 정리로 스트레스를 받는다는 걸 알게되니 위안이 되기도 했다.

 

이책에서 반복되는 말이 있었는데 그것은 "하는 김에 청소" 라는 말이었다.

예를 들어, 화장실에서 양치하는 김에 세면대 청소하기..뭐 이런식이었다.

나도 얼마전 부터 이렇게 하기 시작했는데 이런식의 청소는 손님 오기 몇시간 전까지 해야하는 대청소보다 스트레스를 확실히 덜 받는다.  

그냥 보이는 김에 그때 그때 주기적으로 청소하니 유지가 더 잘 되고 청소 시간도 줄일 수 있다.

 

일본 책들은 어떻게 정리하고 청소했는지 단편적인 이미지를 많이 사용해서 보여주는 반면 

<하루 15분 정리의 힘>이라는 책은 보다 근본적으로 왜 정리를 해야 하는지에 대해 생각하게 하고 방법을 제시한다.

윤선현이라는 정리 컨설턴트가 공간 정리 뿐만 아니라, 시간 정리 등 정리에 필요한 모든 것에 대해 다뤘다.

일단 중요한 시작은 필요없는 것 버리기였는데...그는 물건뿐만 아니라 "기운 빠지게 하는 사람"도 그 중 하나로 여겼다.

친구들에게 맨날 불평하는 내 모습이 떠올라 좀 뜨끔했다. 

아무튼 이 책은 실용서적이자 자기계발서인 책이라 할 수 있는데 적극 추천하고 싶다. 

 

정리 정돈에 대한 습관을 잘 정착시켜서 집에서 마음의 평화를 느끼고, 이제는 사람들도 부담없이 집에 초대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