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공연 전시/아이와 함께한 런던 공연 전시

런던 동네 나들이-Pitzhanger Manor & Gallery

이번주부터 아들의 부활절 방학이 시작되었다.

아들이 금요일에 하교를 일찍하게 되어 친구들과 놀이터에서 놀게 했는데,  오랜만에 만난 아들 친구 엄마 R과 얘기를 하다가 Gunnersbury Museum 처럼 최근 우리 동네에 재개관한 갤러리가 있다는 소식을 들었다.

하프텀에 런던 시내까지 나가서 무얼 하기는 귀찮았던 차에 잘됐다 싶어 찾아보니, Walpole park에 있는 Pitzhanger Manor & Gallery였다. 평소에는 입장료를 받지만 화요일과 일요일 오전에는 나처럼 ealing borough에 사는 구민들은 무료로 입장할수가 있다. 이 기회를 놓칠새라 비가 조금 오기는 했지만 아들과 함께 길을 나섰다.

 

Pitzhanger Manor& Gallery 입구
Pitzhanger Manor 천장

ealing broadway 역에 내리면 인도 곳곳에 Pitzhanger Manor에 가는 길을 표시해 놓아서 가는 길이 어렵지 않았다.  

Pitzhanger Manor는 Bank of England를 비롯한 영국의 다양한 건축물을 설계한 영국 건축가 John Soane이 1800년에  이 저택을 구매한 후 자기 스타일로 대대적인 공사를 한 후 10년 동안 별장처럼 사용했던 곳이라고 한다.  

최근 3년간의 내부 공사를 마치고 건축가 John Soane의 원래 건축디자인대로 재구현하려 했다고 하는데 이전에 내가 보아왔던 영국 건물들보다 어둡지만 상당히 세련되고 고급스럽고 독특한 느낌이 들었다. 아마도 검은색과 황토색이라는 건물 내부의 흔치않은 색의 조화가 주는 강한 인상때문에 그런것 같다. 치쥑 하우스처럼 프리메이슨와 연관된 건축물이라 생각하니 조금 찝찝한면이 없지는 않다.  

 

Pitzhanger Gallery 내 Anish Kapoor의 작품들

재개관 전시라 그런지 갤러리에서는 터너상 수상자이자 인도 출신의 영국 유명 미술가 Anish Kapoor 의 조형물을 선보이고 있었다. 마법의 조형물처럼 관람객의 시선에 따라 작품이 다르게 보이는 착시 효과를 응용한 신기한 작품들이었다. 거울처럼 관람객의 모습이 그의 모던하고 세련된 조형물에서 보여지기도 하는데, 전시장을 찾은 관람객들은 작품속에서 자신을 발견하는 쏠쏠한 재미를 느낄 수도 있을 것이다.

 

Walpole Park

 

Pitzhanger Manor 옆 공원 놀이터

 

만 6살 아드님은 이번에도 역시 전시를 보는 것보다 전시장 밖 공원의 놀이터가 제일 재미있었던 것 같다. 비가와 아무도 없는 놀이터에서 굳이 이것저것 체험하며 한동안 시간을 보냈으니 말이다.

쇼핑 번화가 뒤에 이렇게 쉴 수 있는 공원과 괜찮은 갤러리가 숨어 있다니 이게 바로 런던에 사는 즐거움이 아닌가 싶다.

공원도 있고 놀이터도 있으니 날씨가 좋을 때 한 번 더 와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