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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 전시

킹스 오브 컨비니언스 런던 콘서트

킹스 오브 컨비니언스의 유럽 투어 소식을 전해 들은 것은 올해 오월쯤. 그들의 새 앨범 발매쯤이었던 것 같다.
그들의 음악을 좋아하는 남편에게 콘서트 소식을 전하니 그는 곧바로 콘서트 티켓을 예매했다. 남편이랑 음악과 영화 취향이 비슷한 건 여러모로 편리하다.
당시엔 코로나로 과연 공연이 성사될까 우려도 좀 했지만 그건 괜한 생각. 영국에서 꾸준히 매일 3만 명 이상의 확진자가 발생해도 이미 영국인들은 코로나가 사라진 듯 살아간다.
주변에서 심심치 않게 코로나 확진 소식이 들려와서 약간의 불안함을 안고 사우스뱅크로 향했다. 로열페스티발홀은 거의 빈틈없이 꽉 찼다. 마스크를 안 쓴 사람들이 많았다.

세월을 거스르지 못한 그들의 모습은 예전만큼 풋풋하진 않았지만, 여전히 잔잔한 기타선율과 감미로운 음악을 선보였다.
비행기 수화물로 부친 공연에 사용될 기타가 부셔져서 공연 전날 급하게 수리했다는 멘트로 공연의 시작을 알렸다. 그리고 데뷔 후 자신들의 최초의 콘서트는 런던 코벤트가든에서 성사됐다고 말했다. 그래서 아마도 그들에게 런던 공연에 대한 감회가 남달랐을 듯싶다.


그들의 음악처럼 콘서트에서 드라마틱한 연출은 없었다. 그곳의 관객도 열광적이라기 보다는 얌전한 사람들이 들떴을 때 정도의 반응을 보였다. 과하진 않지만 모두 공연에 호응을 잘해주었다. 콘서트 후반부쯤, 그들이 관객들의 스탠딩을 유도해서 잠시 서서 공연을 즐겼는데 아들은 그게 가장 기억에 남는다고 했다. 나는 코로나 이후 처음 본 공연이라는 것에 의의를 두기로 했다. 우리 중 콘서트를 가장 즐긴 사람은 남편인지 그는 무척 만족한 것 같았다. 오랜만에 공연장에서 타인과 공유할 수 있는 동지애 같은 것을 느껴서 좋은 시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