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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2월의 런던

학교를 가지 않는 하프텀 주간이라서 지난주 토요일부터 아이와 이곳 저곳을 돌아다녔다.

이번 하프텀은 그래서 나름 알차게 보낸것 같다.

오늘은 외출을 안하는 대신 나는 빨래와 청소 등 집안일을 하고,

아이는 정원에서 좋아하는 모래놀이를 하게 할 계획이었다.

내가 느슨하게 하루를 시작하고 집안일을 하는 동안,

아이는 혼자 블럭놀이를 하며 자신만의 세계에 푹 빠져있었다.

최근 아들이 눈을 깜빡거리는 증상이 생기고 눈이 나빠져 안경을 쓰기 시작했다.

나는 초등학교 2학년때부터 안경을 썼고 남편도 안경을 쓰는지라 유전적인 영향도 없지 않겠지만, 어릴때부터 블럭놀이를 하고 주로 가까이에 있는 사물들을 봐와서 그런것이 아닌가 싶기도하다.   

한국에서 미세먼지 때문에 바깥놀이 대신 실내에서 기차 놀이나 블럭놀이, 책읽기 등을 주로 했는데 지나고보니 아이를 좀 더 밖에 데리고 나가지 못한게 못내 아쉽고 미안하다.

하지만 영국에 와서 마음껏 아이를 밖에 데리고 나갈 수 있게 되어서 얼마나 후련한지 모른다.

    

보통 2월 런던 날씨는 추워야 정상인데 요즘은 10-15도 정도를 웃도는 포근하고 화창한 날씨가 계속되고 있다. 

심지어 어제 갔던 놀이터에서 어떤 아이는 반팔 반바지와 샌들을 신고 왔다.

내가 영국에 살며 힘들어 했던 것 중 하나가 우울증을 유발하는 흐리고 축축한 겨울 날씨였는데,

이번 겨울은 작년에 비해서 훨씬 따뜻하고 맑은 날이 많았다.  

작년 여름 영국 날씨가 너무 더워서 필요없던 선풍기를 사기도 했는데,

이런 이상고온 현상이 계속 되고 있는것 같아서 조금은 염려스럽다.

남편은 지구온난화와 환경 오염에 대해 정말 심각하게 생각하고 있는데, 

미래에 아들이 지구 온난화 문제를 해결하는 일을 했으면 하는 소망을 가지고 있을 정도이다.

 

 

썬배딩하며 사색에 잠긴 아드님

 

아무튼 2월인 요즘의 런던 날씨는 너무 좋다.

아들은 오랫동안 블럭을 가지고 놀다가 어느새 유유자적 썬배딩을 즐기는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