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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영국의 숲을 찾아-런던 근교 여행 <Swinley Forest>

요즘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던 탓인지 오랜만에 소나무 향기가 그리워졌다.

한국이었다면 친정 집 앞에 있는 북한산에 쉽게 갔을텐데 영국에서는 아직 내가 좋아하는 나만의 숲을 찾지 못했다.

그러다가 예전에 런던 Battersea Park에 갔을 때 봤던 Go Ape이 생각났다.

Go Ape은 타잔처럼 나무 사이로 다니는 체험인데,

흔들거리는 다리를 아슬아슬하게 지나가거나 짧은 짚와이어를 타는 구간도 있어 아이들이 무척 좋아하는 것 같았다.

안전에 예민한 영국이라서 안전 장치를 달고 다니기 때문에 떨어져도 부상의 위험이 없다.

어쨌든 Go Ape가 있는 곳이라면 숲이 있을거라는 생각에 런던 근교의 숲을 쉽게 찾아낼 수 있었다.

 

Bracknell Forest에 있는 Swinley Forest인데 런던 서쪽 끝인 우리 집에서 약 40분 정도에 위치해 있었다.

예전에 한번 영국의 다른 숲에 갔을때 실망한 적이 있어서 이번에는 별 기대를 하지 않았는데, Swinley Forest는 내가 좋아하는 숲의 조건을 고루 갖추고 있었다.

일단 아직 날이 따뜻하지 않아서인지 사람이 별로 없었다. 특히 병맥주를 들고 다니는 외국인들이 없고, 오로지 숲을 즐기러 온 사람들만 있었다.

그리고 숲이 비교적 넓고 길이 많아서 한적한 곳을 찾기 어렵지 않다.

 

 

 

 

 

 

 

 

남편과 나, 아들 우리 셋은 바람에 흔들리는 나뭇잎의 파도소리를 온전히 즐길 수 있었다.

숲 속에서 오랫동안 햇빛과 숨바꼭질 할 수도 있었다.   

소나무 향기와 함께 평온함을 누릴 수 있었다.

물론 여름이 되면 이런 풍경이 바뀌어 사람들과 쓰레기로 숲이 몸살을 앓을 수도 있겠지만 일단은 합격이다.

 

게다가 이곳은 잘 만들어진 숲속 놀이터 뿐만 아니라, 

숲 안에서 돈을 내고 Go Ape을 하거나 Look Out Discovery Centre라는 과학 박물관도 갈 수 있어서 아이들과 하루를 알차게 보낼 수 있다.

Swinley Forest는 아이들에게 놀거리도 풍부하지만 Caeser's Camp라는 2400년 된 철기시대의 언덕 요새가 있어 문화 유산의 가치도 있다.

공원내에서 찾아가는게 쉽지 않아 구글맵을 이용해서 가봤는데, 너무 오래된 요새라 잘 알아볼 수는 없지만 아직도 약간의 형태가 남아 있었다.

나는 잘 모르겠던데 남편은 아직 미미하게 남아있는 요새의 흔적을 보고 엄청 흥미로워했다.         

 

늦게 출발해서 숲속 놀이터에서 놀 시간이 없었는데 놀이터는 세 구역으로 나뉘어져 연령대별로 아이들이 즐길 수 있게 잘 만들어 놓았다.

남편도 Swinley Forest가 맘에 들었는지 한달에 한번 이 숲에 오자고 하였다.

다음에는 소나무 향이 가득한 이 숲속 놀이터에서 아이가 맘껏 놀 수 있게 해줘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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