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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요즘은 그림을 그립니다

온 세상이 코로나 때문에 시끄럽다.

마스크에 대해 낯설게 반응하는 영국에도 코로나가 침입했다.

그리고 내가 사는 우리구에는 확진자 5명. 우리구의 어느 동네에서 확진자가 생겼는지 알면 좋겠지만 한국처럼 발빠른 정보를 제공받기 힘들다. 아마 알려주지도 않을 것이지만 솔직히 동네 카운슬에 슬쩍 전화해서 물어보고 싶긴 했다.

영국 사람들이 "Keep Calm and Carry On"에 능통한 민족으로 알려져 있지만 실상 그렇지 않다는 것을 슈퍼마켓 사재기 뉴스를 통해서 드러났다. 한편으로는 콧대높고 새침한 그들도 정작 나처럼 한없이 불안한 존재들이라는 것을 알게되자 묘한 동질감이 느껴지기도 했다.   

   

어제 잠을 자다 깨면서도 코로나 때문에 걱정이 되었다. 금새 순식간에 퍼질텐데 나는 어떻게 대비해야 할지 걱정이 되고 불안했다. 싱글이었다면, 한국이었다면 덜 불안했을 것이다.

그래서 나는 아들에게도 요즘은 더 쉽게 짜증을 내고 상냥한 엄마의 탈을 벗어놓은지 오래된 것 같다.

그런데 아들은 내가 그럴수록 청개구리 같은 짓을 더 많이 하는 것 같다. 

그런 아들의 모습에 나는 인내심을 발휘하기가 더 어려워지고 그런 상황의 악순환이 반복되는 것 같다.

 

다 코로나 때문이다!

 

그렇다! 머리속이 뒤숭숭해서 집중이 잘 안되고 브런치에 글을 올리기도 쉽지가 않다.

그래서 요즘은 그림을 그리게 되었다.

나는 원래 표현하고 살아야 하는 인간인지 미술을 전공하지 않고 제대로 배운적도 없지만 그냥 그린다.

그림을 그리면서 몰입하게 되니 걱정이 조금 가벼워지는 느낌이 든다.

그리고 그림에다 색을 더하게 되면 내 마음속도 좀 더 알록달록해지는 느낌이 든다.

 

오늘은 아이를 학교에 데려다 주는 길에 공원에서 주인을 향해 힘차게 달려오는 강아지를 보았다.

내곁을 지나가는 강아지를 보고,

'그래.. 코로나의 "코"도 모르는 강아지야 나도 너처럼 단순하게 살고 싶다. 오늘은 처음으로 너의 삶이 부럽게 느껴지는 구나...'하고 생각했다.

그리고선 집에 와서 달리는 개를 그렸다.

적어도 개를 그리는 동안에는 내 마음도 활기를 찾았다.

이런 효과 때문인지 요즘에는 이전보다 더 그림을 그리는 시간이 많아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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