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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1월부터 오늘까지 읽은 책들

-나의 할머니에게
-이상하고 자유로운 할머니가 되고 싶어
-여름의 빌라
-젊은 작가상 수상 작품집 10주년
-잊기 좋은 이름
-바깥은 여름
-십팔년 책육아
-누구에게나 친절한 교회오빠 강민호
-시선으로부터
-너무 시끄러운 고독

올해 지금까지 읽은 책 10권 중 7권이 소설이다. 원래 소설을 거의 읽지 않았었는데 올해는 어쩌다보니 소설에 손이 많이 간다. 나는 백수린, 김애란 작가의 소설이 좋다. 백수린 작가의 소설<여름의 빌라>는 단편집 묶음으로 그녀가 박사과정을 했던 프랑스에서의 생활이 녹아들은 단편들도 엿볼 수 있다.  이 소설집 제목은 여름이지만 내게는 벗꽃 날리는 따뜻한 봄을 연상시켰다. 아니면 청초하고 잔잔한 풍경을 보는 것 같았다. 반면 김애란 작가의 에세이<잊기 좋은 이름>, 소설<바깥은 여름>은 모두 비유와 은유가 많은데 나는 그녀의 그런 깊이있는 언어적인 표현이 너무 좋다. 글을 통해 느껴지건데 왠지 김애란 작가는 아주 예민하고 섬세한 사람일 것 같다. 소설에서 극적인 느낌도 많이 들고 언어를 감성적이고 감각적으로 사용하는 예술가라는 생각이 들었다. 

 

제목에 이끌려 읽은 <너무 시끄러운 고독>은 체코의 국민 작가라는 보후밀 흐라발의 경험이 녹아들은 소설이다. 35년간 어두 컴컴하고 쥐가 우글거리는 지하에서 폐지압축공으로 일한 주인공 한탸의 목소리이다. 어찌보면 비천한 직업을 가졌지만 그는 자신의 일을 사랑하고 책을 신성시한다. 한탸는 고된 노동중에 폐지로 버려진 서적들을 주어 읽으며 진리를 탐구한다. 책은 그가 그런 노동을 버텨내게하고 척박한 삶을 이겨내게하는 생명줄이었다. 가끔 독서가 우리의 일상을 구해주는 것처럼 말이다. 마지막 결말이 내가 예상한대로 이뤄져서 조금 아쉬웠지만 그래도 읽고나서 여운이 많이 남았다. 소장해서 가끔씩 읽어봐도 괜찮을 것 같은 소설이다. 우리가 왜 책을 읽고, 우리 각자에게 책 읽는 행위가 어떤 의미로 다가오는지 생각하게끔 해준다. 그래서 책을 사랑하는 사람들이 읽으면 좋을 것 같다.

 

작년에 생각보다 책을 많이 못 읽었는데 올해는 벌써 목표치에 도달하고 있는 느낌이다. 팬데믹 일상 속에서 책은 내게 점점 더 구원의 양식처럼 느껴진다. 고향이 그립고 떠나간 이들이 그립지만 책과 함께 올해도 잘 버텨보기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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