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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하이킹

왜 이리 요즘 예민해지는지 모르겠다. 쉽게 긴장되고, 쉽게 스트레스 받고, 이럴 땐 자연의 품으로 돌아가야한다.
인적이 드물고 외떨어진 곳에서 초록을 만나면 마음도 몸도 가벼워진다. 비밀의 공간에 우리만 있는 것 같다. 그곳에서 충전을 하고 와야지만 그나마 에너지가 생긴다.
지난 일요일에는 그곳에서 꿩들과 숨바꼭질을 했다. 꿩이 그렇게 빨리 걸어다니는지 처음 알았다. 우릴 발견하고 그야말로 줄행랑을 쳤다. 그리고 사슴도 만났다. 그들도 우리를 보자 달아났다. 미처 사진에 담을수도 없었다. 사슴을 만날 때마다 그 순간을 둘러싼 공기가 신비한 막을 감싸는 것 처럼 느껴진다. 여러마리의 꿩과 어른사슴과 아기사슴의 아지트에 불청객이 되어 좀 미안한 마음도 들었다. 하지만 양은 언제나처럼 묵묵히 풀을 뜯어먹고 있었다.
오늘도 마음이 답답해서 이번 주말에 또 하이킹을 나서고 싶은 생각이 들었다. 아무도 없고 바람과 나무와 하늘과 때때로 우리 머리 위에서 비상하는 레드카이트와 숨어있는 동물들이 있는 그곳이 그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