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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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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에서 아이 생일파티 영국에서 아들이 6살이 되었다. 같은 반 아이들은 홀을 빌리고 엔터테이너를 고용하여 20명정도를 초대하는데, 나는 우리집에서 친한 친구들 몇 명만 초대해서 플레이 데이트 형식으로 하기로 했다. 그런 큰 생일 파티를 몇 번 가서 본 경험으로는 정신도 없고 보여주기식인것 같단 느낌이 들었고, 엔터테이너라고 하는 진행자에게만 집중하는 것이지 친구들끼리 놀 기회는 없이 그냥 끝난다. 영국에서 '플레이 데이트'라고 불리는 친구랑 놀기는 대게는 집으로 초대해서 아이들끼리 놀게 하는 것을 말한다. 최근 아이의 사회성과 관련된 책들을 읽고, 아이에게 친구들과 어울릴 기회를 더 많이 만들어줘야겠다는 생각이 파티를 하게 된 결정적인 이유이다. 아이가 성장할 때마다 부모도 새로운 상황을 겪고 끊임없이 배우게 되어 부모되기는..
다시 런던으로 약 5주간의 한국 방문을 마치고 런던으로 돌아왔다. 서점에 혼자 가서 책보기랑 짬뽕을 못 먹고 온게 조금 아쉬웠다. 짜장면도 또 먹고 싶다... 뉴몰든 한인타운에 중국집이 하나 있긴 한데... 맘먹고 가야하니깐 쉽지않다.. 런던은 계속 비 아니면 흐린 날씨... 11도..16도...너무 추웠다..그래서 급기야 핫워터버틀을 개시했다... 39도 40도 육박하는 가장 더울때 한국을 다녀와서그런지 몸이 더 적응하기 어려워하는것 같다. 기분을 멜랑꼴리하게 만든다.. 이럴 때 듣기에 딱 알맞은 이병우의 기타연주.. 한국에 두고왔던 음반인데 이번에 가져왔다. 기타 연주를 들으니 흐린날 바닷가에서 혼자 파도소리 듣고 서 있는 모습이 연상된다. 흐린 바닷가에 해가 잠깐씩 구름 사이로 얼굴을 비치기도 하고... 쓸쓸하기..
제주도 큰오빠가 살고있는 제주도에 다녀왔다. 밤에는 풀벌레 소리가 들리고, 하늘에는 별이 가득했다. 낮에는 구름이 아름다운 풍경을 시시각각 빚어내는 맑고 푸른 하늘을 만날 수 있었다. 그런데 어디를 가더라도 사진속에 담고 싶은 아름다운 제주가 몇년전부터 무분별한 개발로 망가지고 있는 모습을 발견했다. 한적했던 해변가에 우후죽순 가게가 들어서 경관을 해치고, 자주 지나던 아름다운 비자림로가 파헤쳐져있었다. 이런 풍경을 보니 서울 시립미술관에서 했던 까르띠에 현대미술재단 소장품전에서 경험한 버니크라우스(Bernie Krause)의 작품 '위대한 동물 오케스트라(The Great Animal’s Orchestra)'가 떠올랐다. 미국에서 음악가로 활동하던 작가는 앨범작업으로 숲의 소리를 채집하다가 생태계의 소리를 발..
영국에 살며 한국의 그리운 것 중 하나는 산이다. 런던은 공원이 많고 녹지 조성이 잘 되어있지만 대부분 평지이고 어쩌다 작은언덕이 있을 뿐이다. 아마도 스코틀랜드에 가면 산이 좀 있지 않을까... 반면 서울은 고층 빌딩과 아파트로 포화 상태여도 산을 쉽게 만날 수 있다. 친정도 산이 가까이에 있어 종종 산책삼아 산에 오르곤 했었다. 특히 마음이 답답할때 산에 가서 소나무 향기를 맡으며 잠시 앉아 있으면 기분이 나아지곤 했다. 산은 어지러운 내마음을 품어주기도 하고, 혼자있고 싶을 때 나를 숨겨주기도 한다. 숲의 바람소리와 시냇물이 흐르는 소리 그리고 새소리가 내마음을 고요하게 만들어주곤했다. 울창한 나무들로 뒤덮인 굽이굽이 이어진 길을 오르락 내리락 하는것도 지루하지 않다. 길을 걷다 잃어버린 내마음을 ..
서울시립 북서울미술관 한국에 와서 친구를 만날때마다 아들과 함께 나가야했기 때문에 약속장소를 선정하는게 쉬운 일이 아니었다. 아이가 놀 수 있는 곳이어야 친구들과 허심탄회하게 대화도 나눌 수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날씨가 너무 더워서 땀이 주룩주룩 흐르기 때문에 야외에서 만날 수도 없는 노릇이었다. 강북에서도 꽤 북쪽인 북서울미술관으로 친구 C가 흔쾌히 오겠다고 하여 그리로 약속을 정하였다. 북서울미술관은 어린이 미술관이 잘 되어있고 레스토랑도 있어서 한국에 있을 때 종종 찾던 곳이었다. C는 예전에 한번 와봤는데 우리나라 같지 않다며 외국에 나갈 필요 없다고 너스레를 떨며 그곳에 대한 높은 만족도를 보였었다. 우리 아들과 동갑인 C의 둘째와 미술관에서 전시도 보고 레스토랑에서 밥을 먹고 미술관 놀이공간에서 놀리니 하루가 휙..
한국으로 여름방학을 시작한 아들과 단둘이 한국에 왔다. 짐쌀 때부터 이런저런 걱정이 많았다. 폭염이라는데 얼마 전 아파서 체력이 떨어진 아들이 잘 지내고 올 수 있을까? 요즘 말많은 아시아나를 타고 갈 건데 괜찮을까? 아들이 기내에서 여러 번 구토를 하는 응급 상황이 발생되긴 했지만 인천 공항에 도착해 약국에서 약을 사먹이니 다행히 괜찮아졌다. 내국인은 단기로 밖에 안된다고 하였지만 아들 영국여권으로 30일짜리 선불 유심칩도 구매할 수 있었고, 리무진 버스도 금방 와 모든게 순조롭게 흘러갔다. 역시 내가 괜한 걱정을 했구나 싶었다. 한국에 있는 동안 먹고 싶던 한국음식 실컷 먹고, 친구들과 반갑게 수다도 떨고, 서점에서 보고 싶었던 책도 찾아봐야지...
쓰기로 했다 어떻게 살면 즐겁게 살 수 있을까? 나는 무엇을 할 수 있을까? 아이 엄마로 아내로만 산 시간이 길어지며, 이젠 영국에서 이방인으로 살며 계속 떠오르는 생각이다... 얼마전 어릴 때 부터 알고 지내던...예전에 내가 힘들 때 종종 의지했던 친구가 세상을 떠났다는 소식을 갑작스럽게 한국의 지인을 통해 전해들었다... 나는 결혼과 육아로 자연스럽게 그와 연락도 끊기고 출국 준비로 경황도 없어 영국으로 떠나기 전에 인사도 제대로 하지 못하고 왔다. 그런데 그렇게 갑작스럽게 떠났다는 소식을 들으니 인사도 못하고 영국에 와버린게 너무 미안했다. 그를 알고 지내던 이들을 포함해서 나에게도 이 예상치 못한 이별은 큰 충격으로 다가왔다. 반복되는 일상속에 쉽게 망각하게 되지만 우리의 시간이 얼마나 남아있는지는 아무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