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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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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던근교 여행-Bodiam Castle 이스터 방학기간 동안 성에 관심이 많은 아이를 위해 Bodiam Castle을 갔다. 영국의 성은 유지 관리비 때문인지 대부분 비싼 입장료를 지불하고 가야 하는데, Bodiam Castle은 우리 식구 세명과 주차비를 포함하면 총 25파운드 정도를 내야 했다. 그래서 일 년 동안 126파운드를 내면 성을 비롯해 영국의 유적지 500 군데를 아무 때나 일 년 동안 무료로 방문할 수 있고, 무료 주차 혜택을 받을 수 있는 National Trust 멤버십 가족권을 구입해서 가기로 했다. 정식 회원권은 3주 정도 걸려 배송된다고 하여 임시 회원권을 프린트해 가서 당일에 바로 사용했다. Bodiam Castle은 런던 동쪽에서는 더 가깝지만 서쪽에 사는 우리 집에서는 2시간가량 걸리는 East Sussex에 있..
오늘 일어난 일 오늘은 내게 작은 변화가 있었던 날이다. 나의 작은 행동으로 영국에서 잘못되어 있던 것을 바로 잡게 하였기 때문이다. 국민들에게 진실을 전하기 위해 취재하다 138번의 소송을 당하고 뇌경색을 앓을 정도로 심각한 스트레스를 받아왔던 이상호 기자나 요즘 많이 애쓰고 계시는 윤지오씨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지만, 나의 행동이 주변 사람들에게 좋은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걸 알게 되니 감회가 새롭다. 나쁜 행동도 그렇지만 좋은 행동도 바이러스처럼 전염력이 참 강하다. 사실 나는 성격이 소심하여 남에게 듣기싫은 말을 하는게 쉽지않다. 게다가 영국처럼 개인주의가 강한 나라에서는 컴플레인을 꺼리는 경향이 없지않다. 하지만 몇달 동안 마음에 걸려서 내내 마음이 불편했고, 이건 아니다라는 생각이 강해서 용기를 내어 컴플레..
영국의 숲을 찾아-런던 근교 여행 <Swinley Forest> 요즘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던 탓인지 오랜만에 소나무 향기가 그리워졌다. 한국이었다면 친정 집 앞에 있는 북한산에 쉽게 갔을텐데 영국에서는 아직 내가 좋아하는 나만의 숲을 찾지 못했다. 그러다가 예전에 런던 Battersea Park에 갔을 때 봤던 Go Ape이 생각났다. Go Ape은 타잔처럼 나무 사이로 다니는 체험인데, 흔들거리는 다리를 아슬아슬하게 지나가거나 짧은 짚와이어를 타는 구간도 있어 아이들이 무척 좋아하는 것 같았다. 안전에 예민한 영국이라서 안전 장치를 달고 다니기 때문에 떨어져도 부상의 위험이 없다. 어쨌든 Go Ape가 있는 곳이라면 숲이 있을거라는 생각에 런던 근교의 숲을 쉽게 찾아낼 수 있었다. Bracknell Forest에 있는 Swinley Forest인데 런던 서쪽 끝인 ..
런던에서 아이랑 가기 좋은 곳-Gunnersbury Park&Museum (건너스버리 공원) 영국에는 두 달에 한 번씩 일주일 정도 방학을 맞이하는 하프텀 기간이 있다. 그 외에 부활절이나 크리스마스 시즌에는 이주 정도, 여름에는 한 달이 조금 넘는 기간의 방학이 있다. Year 1, 여기서 1학년인 아들과 하프텀 동안 무엇을 하며 지내야 할지 분주하게 계획을 짰다. 지하철을 타고 런던 시내를 계속 나갔던지라 하루 정도는 집 근처에서 노는 게 좋을 듯 싶었다. 결혼 전 오래 살아서 우리 동네를 잘 아는 남편이 언젠가 이 근처에 가볼만한 공원이 있다고 한 적이 있었는데, 그게 바로 Gunnersbury park(세인즈버리 아니라 건너스버리)이었다. 우리 집 바로 앞에도 운동장처럼 사용되는 넓은 공원이 있지만, 매일 가는 그 공원 대신 건너스버리 공원을 가보려고 먼저 홈페이지를 방문했다. 마침 아이..
2월의 런던 학교를 가지 않는 하프텀 주간이라서 지난주 토요일부터 아이와 이곳 저곳을 돌아다녔다. 이번 하프텀은 그래서 나름 알차게 보낸것 같다. 오늘은 외출을 안하는 대신 나는 빨래와 청소 등 집안일을 하고, 아이는 정원에서 좋아하는 모래놀이를 하게 할 계획이었다. 내가 느슨하게 하루를 시작하고 집안일을 하는 동안, 아이는 혼자 블럭놀이를 하며 자신만의 세계에 푹 빠져있었다. 최근 아들이 눈을 깜빡거리는 증상이 생기고 눈이 나빠져 안경을 쓰기 시작했다. 나는 초등학교 2학년때부터 안경을 썼고 남편도 안경을 쓰는지라 유전적인 영향도 없지 않겠지만, 어릴때부터 블럭놀이를 하고 주로 가까이에 있는 사물들을 봐와서 그런것이 아닌가 싶기도하다. 한국에서 미세먼지 때문에 바깥놀이 대신 실내에서 기차 놀이나 블럭놀이, 책읽기 ..
하프텀과 계획들 다음주에는 일주일간 하프텀이 있어 아이가 학교에 가지 않는다. 그래서 미리미리 아이와 무엇을 할까 계획을 짜보았다. 일단 이번주 토요일에는 레고덕후 아들을 위해 Horniman Museum에서 Brick Wonders 전시관람 Horniman Museum은 이스트런던에 있어 우리집에서는 좀 멀어서 마음 먹고 가야한다. 아이랑 가기에 괜찮은 박물관이라고해서 한번 가봐야지 했는데 레고 전시를 하고 National Art Pass로 무료 관람이니 안갈 수가 없다. 일요일에는 오랜만에 South London Gallery 월요일에는 Queens에 아이스 스케이팅갔다가 켄싱턴궁 (봐서 다이애나비 메모리얼 플레이그라운드) 화요일에는 Southbank 어린이 축제에 친구랑 가기로했다. 수요일에는 오랜만에 Margat..
영국에서 마흔이 되었다 얼마 전에 영국에서 마흔살 생일을 맞이했다. 남편은 마흔살 생일이니 뭔가 특별하게 보내길 바랬지만 케익과 꽃을 사고 조촐하게 보냈다. 여전히 아이 양육에 있어서도 내가 지금 잘하고 있는건가 불안하기도 하고 내가 갖지 못한 외향적인 성격의 사람을 보면 때때로 나 자신을 부정적으로 바라보기도 한다. 인생의 중반 쯤 왔으니 이제는 나도 나 자신에 대해 좀 더 잘 알게 되었는지 그래도 예전보다 나를 있는 그대로 더 받아들이려고 노력할 수 있게 되었다. 지긋지긋한 영국의 겨울을 잘 견디고 있는 나 자신이 대견하기도 하다. 작년에 가졌던 그런 불안감은 사라지고 요즘은 왠지모를 희망을 가져본다. 그냥 이상하게 지금부터 다시 새로 시작하는 기분이 든다. 운동을 하고, 지속적으로 나를 격려해주는 책들을 읽고, 조금씩 용..
지난 날과 새로운 날 최근 이라는 책을 읽었다. 저자는 20년간 상담을 통해 많은 사람들의 인생을 좀 더 긍정적으로 도운 경험을 바탕으로 이 책을 집필했다. 이 책은 마치 나를 위해 존재하는 것 같이 내게 필요한 부분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었다. 무엇인가를 하고 싶은데 망설이는 내게 어서 해보라고 부추기고 격려해주는 것 같았다. 자신이 즐거워 하는 일을 찾고, 그것을 행동에 옮기라고, 호기심을 잃지말고, 실패를 두려워하지 말라고 말이다. 내성적인 성격인 나는 새로운 사람을 만나는 일이 그렇게 편하지가 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떤 오랜 갈증으로 큰 용기를 내어 새로운 모임에 나가게 되었다. 그 모임은 마침 내가 10년 전쯤 잠깐 일했던 Battersea Arts Centre에서 한다고 하여 겸사겸사 가보고 싶었다. Batt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