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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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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창한 일요일 아침부터 부지런히 서둘러 아이의 아이스 스케이팅 레슨을 다녀왔다. 레슨 시작을 기다리며 준비하고 있는데 사립학교 아이들이 아이스하키 연습을 마치고 나왔다. 당연히 남자 아이들이겠거니 했는데 여자 아이들 몇몇이 자신들의 아이스 하키 장비를 챙기고 있었다. 우리 아이 학교 축구부에도 여자 아이들이 여럿 있었는데 영국에서는 남녀의 편견없는 이런 상황을 자주 만날 수 있다. 등하교 때 아빠들이 학교에 아이를 데려다주거나 데릴러 오는 것도 흔한 일이다. 레슨 후에 까페에서 잠시 커피를 마시며 미사 시간을 기다렸다. 퀸즈 아이스 스케이팅장 바로 앞에 있는 성당에서 미사를 보았는데 재미있는 이야기도 섞어가며 신부님이 하시던 강론이 반짝반짝 살아 내마음에 와 닿았다. 우리동네 성당 신부님은 예민하고 신경질적인 면이 있..
런던에서 아이스 스케이팅- Queens 크리스마스와 새해가 낀 약 2주간의 기나 긴 하프텀의 마지막 날을 아이스 스케이팅으로 마무리하기로 했다. 나는 초등학교 때 집 근처 야외 스케이트장에 간 이후로 오랜만에 가 보는 것이었다. 런던의 대표적인 아이스링크로는 Somerset과 Natural History Museum 앞에 있는 야외 스케이트장이 있지만, 우리집과도 가깝고 남편이 젊을때 가봤다는 실내 아이스링크 Queens에 가기로 했다. https://queens.london/skating#details-info Queensway역 앞에 있는 Queens는 1930년대에 오픈한 오랜 역사를 가진 아이스링크인데 지금은 펑키한 느낌의 인테리어가 인상적이었다. 뭔가 버거킹과 영화관 느낌이 난다고나 할까..그곳은 기분 좋은 젊은이들의 분위기를 풍겼다..
런던 chiswick house and gardens-치쥑 계속되는 흐린 날씨와 저기압의 영향인지 요즘엔 아침에 일어나기 참 힘들다. 요즘 늦게 잔 영향도 클것 같다..나이들어서인지 12시를 넘겨 잠자리에 들면 다음 날은 훨씬 피로감이 더하다. 요즘같은 날씨면 더욱 심해지는 나의 고질적인 병인 등쑤심을 비롯해 몸이 무거워지는 느낌을 뒤로하고, 2018년의 마지막 날은 무언가를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어 가족과 함께 집을 나섰다. 북적되고 갑갑한 지하철보다 바깥 풍경도 볼수 있는 버스를 선호하는데, 버스타고 집에서 갈만한 괜찮은 곳으로 chiswick garden(치쥑가든)이 있다. 치쥑 가든이 있는 치쥑이라는 동네는 단정하고 은은하게 고급스러운 곳인데 쇼핑할 상점과 레스토랑도 제법 있다. Waterstones 서점과 저렴하게 책을 파는 (이름이 기억안나는)책방도 있..
당근과 민스파이(Mince Pie) 크리스마스 이브에 아들의 들뜸이 최고조에 다다랐다. 다음날 산타의 선물을 비롯한 선물 대잔치를 할 생각에 마냥 신났기때문이다. 영국에 오고 난 후, 매번 크리스마스 이브에 산타에게는 민스 파이를 루돌프에게는 당근을 대접하게되었다. 민스파이는 건포도 같은 말린 과일과 시나몬 같은 걸 넣어 만든 달짝지근한 파이로 주로 크리스마스 시즌이 되면 슈퍼에서 많이 판다. 암튼 올해도 어김없이 멀리서 선물을 주러 와주는 산타의 수고로움에 감사를 표하기 위해 벽난로 근처에 민스파이와 루돌프를 위한 당근을 준비해두었다. 1학년이 된 아들은 이제 조금 글을 쓸 수 있게 되어서 서툴지만 산타에게 편지도 남겼다.... 아들이 잠든 후, 민스파이와 당근을 몰래 먹는데 나중에 산타가 없다는 걸 알게 되면 충격과 실망이 클 아이를 ..
크리스마스를 기다리며 어제 아들이 하교하면서 크리스마스 트리를 장식하자고 하였다. 안그래도 하려던 참이었는데.. 12월에 들어서면서 크리스마스 리스를 문앞에 달아놓은 집들이 하나씩 눈에 띄기 시작했다. 그래도 아직 12월 초라서 그런가..아님 브렉시트 때문인가 왠지 작년보다 크리스마스 장식을 한 집들이 좀 적어진 느낌이다. Ikea나 여러군데에서 싱싱한 크리스마스 트리용 나무를 팔기도 하지만 나중에 그걸 버리는 것도 문제이고, 실용성을 위해 우리는 Homebase에서 구입한 fake 트리를 이용한다. 아들이 신나서 장식을 하며 크리스마스가 빨리 왔으면 좋겠다고 흥분했다... 아니나 다를까 산타할아버지 선물때문이었다. 크리스마스가 아니라 선물을 기다리는 거였다.ㅜㅜ 산타할아버지뿐만 아니라...고모들, 할머니 할아버지에게서도 선..
런던근교 여행 -로체스터 (Rochester) 영국은 본격적인 우기에 들어서서인지 매일 흐리거나 비가 온다. 그래도 아직 그렇게 춥지 않아서 다행이다. 런던은 요즘 최저 온도가 7-8도이고 최고 온도는 13도 정도이다. 일요일인 어제는 왠일인지 하루종일 해가 났다. 아들이 예전부터 성을 가보고 싶다고 해서 런던 근교에 있는 로체스터 성에 가보기로 했다. 로체스터 성은 영국 딸기의 주요 재배지인 켄트지역에 위치하여, 런던 서쪽인 우리집에서 차로 한시간 반에서 두시간이 걸렸다. 한산할거라는 예상과는 달리 가는 날이 장날인지 크리스마스 마켓을 크게하고 관광객들이 많이 몰려있었다. 로체스터의 주차장 마다 가득차서 주차할 곳이 없어 포기하고 그냥 가려다가, 마지막으로 다른 주차장을 한군데 들렀더니 마침 주차장을 빠져 나가는 차가 한대 있었다. 그 차 덕분에 ..
할로윈 데이 아이의 하굣길에 학교 친구의 엄마와 우연히 대화를 나누다가 할로윈 투어에 갑자기 참여하게 되었다. 아이들은 호박등불인 잭오랜턴을 장식해 둔 집이나 할로윈 장식으로 꾸며진 집의 문을 두드리며 사탕을 받으러 돌아 다녔는데, 아이도 신이 났지만 어른들도 즐거워하는 모습이었다. 평소 낮에도 커텐으로 꽁꽁 창을 감싸고 지내던 사람들이 어두운 저녁에 아이들에게 사탕을 주기위해 현관문을 활짝 열어 놓는 모습을 보니 신기하기까지 하였다. 적막할 정도로 어두웠던 거리가 분장을 한 아이들과 사람들의 인파로 활기를 띠었다. 마치 내 젊었던 날, 홍대의 클럽데이를 연상시키는 거리 풍경이었다. 이웃들의 집 뿐만 아니라 학교 주변 작은 구멍가게에서도 아이들에게 사탕이나 초콜렛을 주었다. 평소 인사도 안하던 이웃들이 다정하고 친절..
Foyles 서점 이벤트-동화작가와 일러스트레이터와의 만남 런던 토튼햄코트로드에 있는 대형 서점 Foyles에서 동화 의 작가와 일러스트레이터를 만나는 이벤트를 했다. Foyles에서는 저자와의 만남뿐만 아니라, 음악공연 같은 다양한 이벤트를 기획하던데 이번 하프텀 기간에는 동화책 작가와의 이벤트가 많이 있었다. 그 중 아들과 간 이벤트에서는 작가가 어린 독자들에게 책만 읽어주는 것 뿐만 아니라, 아이스크림을 주어 다른 동화책 관련 이벤트와는 차별화가 되어있어 선택하게 되었다. 원래 계획은 아들이 이벤트를 참여하는 동안 나는 서점을 둘러보며 책을 보는 것이었는데, 이벤트 장소에 도착하니 분위기도 좋고 어떻게 진행될지 호기심도 생겨서 함께 참여하게 되었다. 테이블마다 동화책 속에 나오는 여러 장면을 색칠할 수 있게 색칠 용지와 색연필을 제공해주어, 미리 온 아이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