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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작 할 걸 그랬어 영국에 오기전에 전자도서관을 이용할 수 있다는 걸 미처 생각 못했고, 한국 서적을 어떻게 공급받아야하나 내가 한국책 도서관이라도 열어야하나 잠시 고민했던 적이 있다. 전자도서관에서 책을 대여해볼 수 있는게 얼마나 다행인지 모른다. 김소영 전 MBC 아나운서가 낸 책 는 아나운서가 서점을 낸 계기와 운영하면서 겪은 경험에 대한 이야기일거라고 막연히 생각하고 빌려보았다.. 그런데 나에게는 일본 서점 탐방에 대한 내용이 더 크게 다가왔다. 다양한 형태의 일본 서점을 엿볼 수 있었는데, 그 중 한국책을 파는 서점 가 있다고 하였다. 해외에서 한국책을 파는 전문 서점이라니 더 관심이 갔다. 김소영 작가는 의 한국인 서점 주인과 대화를 나누는 중 서점주인이 "진작 할 걸 그랬다"는 표현을 여러번 사용했다며, 그녀가..
크리스마스를 기다리며 어제 아들이 하교하면서 크리스마스 트리를 장식하자고 하였다. 안그래도 하려던 참이었는데.. 12월에 들어서면서 크리스마스 리스를 문앞에 달아놓은 집들이 하나씩 눈에 띄기 시작했다. 그래도 아직 12월 초라서 그런가..아님 브렉시트 때문인가 왠지 작년보다 크리스마스 장식을 한 집들이 좀 적어진 느낌이다. Ikea나 여러군데에서 싱싱한 크리스마스 트리용 나무를 팔기도 하지만 나중에 그걸 버리는 것도 문제이고, 실용성을 위해 우리는 Homebase에서 구입한 fake 트리를 이용한다. 아들이 신나서 장식을 하며 크리스마스가 빨리 왔으면 좋겠다고 흥분했다... 아니나 다를까 산타할아버지 선물때문이었다. 크리스마스가 아니라 선물을 기다리는 거였다.ㅜㅜ 산타할아버지뿐만 아니라...고모들, 할머니 할아버지에게서도 선..
영국 공교육의 현실-BBC 다큐멘터리 <SCHOOL> 영국에 오기 전부터 남편이 영국 교육이 한국보다 나을 것이 없을것이라고 말했었다. 나는 그래도 한국보다는 나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실상 경험해보니 남편이 옳았다. 언젠가 가디언지에서는 영국교육이 입시지옥인 한국을 바짝 추격하고 있다는 식으로 비판했다. 초등학교 1학년인 아들은 단어 쓰기 연습지, 단어 이용해서 문장을 만드는 두가지 숙제를 매주해야하고, 간간이 더하기 빼기 등의 수학 숙제가 주어진다. 그리고 매주 세권에서 네권, 학교에서 빌려주는 옥스포드 리딩트리 같은 Phonics 책을 읽어야 한다. 게다가 프로젝트성으로 만들기를 해가야 할 때도 종종 있다. 아직 만5살에서 6살인 아이들에게 숙제가 너무 많은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솔직히 주말마다 숙제를 끝내야한다는 부담감을 항상 가지고있다. 영국교육은..
런던근교 여행 -로체스터 (Rochester) 영국은 본격적인 우기에 들어서서인지 매일 흐리거나 비가 온다. 그래도 아직 그렇게 춥지 않아서 다행이다. 런던은 요즘 최저 온도가 7-8도이고 최고 온도는 13도 정도이다. 일요일인 어제는 왠일인지 하루종일 해가 났다. 아들이 예전부터 성을 가보고 싶다고 해서 런던 근교에 있는 로체스터 성에 가보기로 했다. 로체스터 성은 영국 딸기의 주요 재배지인 켄트지역에 위치하여, 런던 서쪽인 우리집에서 차로 한시간 반에서 두시간이 걸렸다. 한산할거라는 예상과는 달리 가는 날이 장날인지 크리스마스 마켓을 크게하고 관광객들이 많이 몰려있었다. 로체스터의 주차장 마다 가득차서 주차할 곳이 없어 포기하고 그냥 가려다가, 마지막으로 다른 주차장을 한군데 들렀더니 마침 주차장을 빠져 나가는 차가 한대 있었다. 그 차 덕분에 ..
영화 < 나, 다니엘 블레이크 > 아이를 낳고 육아를 하게 되면서 극장에 가는 건 특별한 연중 행사처럼 되어 버렸다. 아이가 기관에 가 있을 때 적당한 시간을 찾아 영화를 보는 건 뭔가 촉박한 미션같이 느껴져서, 친정 엄마가 아이를 봐주실 때 일년에 한 두 번 정도 극장을 찾았다. 작년에 영국에 오기 전에 친정에서 잠시 살게되어 이전보다 자주 영화관에 갈 수 있게 되었고, 도 그 때 본 영화 중 하나였다. 는 내가 최근 보았던 영화 중에 가장 인상적인 영화이다. 사람들은 일반적으로 영국을 선진국으로 여겨 모든 것이 한국 보다 나을 것이라는 생각을 하는 것 같다. 그래서 자신들이 가고 싶어도 못 가는 뭔가 로망을 이루게 해 줄것 같은 그곳에 가는 나를 부러워 하기도 한다. 하지만 현재의 영국 사회의 모습을 과장없이..
War Horse-National Theatre 유학 중일때 어떤 학부생이 소품 만드는 것을 도와 주러 간다는 소리를 들었던 기억이 있다. 당시 영국 국립극장(National Theatre)의 화제작이 되었지만 그냥 관심이 없어 공연은 보러 가지 않았다. 이후 영국에서 가 큰 센세이션을 일으키고, 헐리우드에서 스필버그가 영화화까지 하고 난리가 났다. 유학을 마치고 한국에 돌아왔을 때에도 말이 정교하게 만들어졌다더라 어쩐다더라며 주위 사람들 사이에서 회자되고 있었다. 그게 그렇게 대단한가 궁금함과 함께 못보고 온것에 대해 뒤늦은 후회가 밀려왔다. 올해가 1차 대전 종전 100주년이라서 그런건지 11월부터 영국 국립극장에서 재공연한다는 걸 또 뒤늦게 알아냈다. 예약하려고 보니 솔드 아웃 아니면 비싼 티켓이 남아 있었다.. 이번에도 못보는가보다 하고 마음을..
영화 <어느 가족> 여름에 한국에 갔을때 이라는 영화를 봤다. 가족에 대한 이야기를 주로 하는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작품이자, 올해 칸느 영화제 황금종려상 수상작이다. 이 영화가 자주 떠올르는 것은 왜일까.. 영화 속에서는 각자의 사연으로 모인 타인들이 서로의 상처를 위로하며 의지하며 함께 살아간다. 좀도둑질을 하며 밑바닥 삶을 살고, 일반적인 시선에서는 이해가 안가는 행동을 하기도하지만 그들의 마음은 진실되고 따뜻하다. 진실되지 않은 행동을 하며 살지만, 아이러니하게 그들의 마음은 순수하게 그려진다. 그들은 자신들도 넉넉치 않은 상황임에도 가정 폭력에 놓인 아이를 잠시데려와서 따뜻하게 보살피다가, 아이가 친부모와 지내느니 자신들과 지내는 것이 낫다고 생각하여 결국 유괴를 하게된다. 표면상에 드러난 모습에는 유괴가 맞지..
할로윈 데이 아이의 하굣길에 학교 친구의 엄마와 우연히 대화를 나누다가 할로윈 투어에 갑자기 참여하게 되었다. 아이들은 호박등불인 잭오랜턴을 장식해 둔 집이나 할로윈 장식으로 꾸며진 집의 문을 두드리며 사탕을 받으러 돌아 다녔는데, 아이도 신이 났지만 어른들도 즐거워하는 모습이었다. 평소 낮에도 커텐으로 꽁꽁 창을 감싸고 지내던 사람들이 어두운 저녁에 아이들에게 사탕을 주기위해 현관문을 활짝 열어 놓는 모습을 보니 신기하기까지 하였다. 적막할 정도로 어두웠던 거리가 분장을 한 아이들과 사람들의 인파로 활기를 띠었다. 마치 내 젊었던 날, 홍대의 클럽데이를 연상시키는 거리 풍경이었다. 이웃들의 집 뿐만 아니라 학교 주변 작은 구멍가게에서도 아이들에게 사탕이나 초콜렛을 주었다. 평소 인사도 안하던 이웃들이 다정하고 친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