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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디언지 기자의 영화 <기생충> 칸 영화제 수상 예측 요즘 칸 영화제를 달구고 있는 봉준호 감독의 에 대해서 자주 찾아보고 있다. 해외에서 살다보니 어느분야를 막론하고, 세계에서 인정받는 우리나라 사람을 보면 나까지 자부심이 느껴진다. 해외에서 이방인이 되면 원하던 원치않던 비주류가 되는 상황을 겪으며 살아야하는데, 해외에서 선전하는 우리나라 사람들의 소식을 들으면 내가 괜히 주류에 더 가까워지고 있는 느낌이 든다. 봉준호 감독은 이창동 감독과 함께 영화를 좋아하는 내가 가장 좋아하는 감독 중 하나이다. 지금까지 봉준호 감독의 작품은 하나도 놓치지 않고 보았는데, 나는 그의 초기 작품인 , 과 같은 아담한 영화들이 대자본이 들어간 최신작들보다 더 좋다. 날카로운 사회적 풍자를 유머로 승화시켜 유쾌한 영화를 만드는 점이 내가 봉준호 감독의 영화에 가장 맘에 ..
영화 <캡틴 판타스틱> BBC iplay로 남편이 보고 싶어 하던 미국 영화 을 보았다. 2016년에 개봉된 캡틴 판타스틱은 선댄스, 칸, 영국 아카데미 영화제에서 호평을 받은 영화였다. 플레이하기 전 타이틀 이미지만 보았을 때는 영화 정도의 유쾌하고 즐거운 영화인 줄 알았는데, 사슴을 살생하는 첫 장면부터 거칠고 괴기하여 내 예상을 완전히 뒤집어버렸다. 외진 숲 속에 들어가 사는 여섯 아이들은 아빠의 가르침에 따라 야생에서 생활하며 체력훈련, 사냥, 독서 등을 하며 지낸다. 아빠의 굳은 신념에 따라 자본주의와 문명의 대부분의 것을 멀리하고 히피처럼 지내지만, 8살짜리 아이까지 암벽등반을 하고 비를 맞으며 추위를 견뎌내야 하는 등 혹독하고 고된 생활을 한다. 자유롭고 자연스러운 그들만의 삶을 살고자 하지만 아이러니하게 아빠의 ..
런던근교 여행-Bodiam Castle 이스터 방학기간 동안 성에 관심이 많은 아이를 위해 Bodiam Castle을 갔다. 영국의 성은 유지 관리비 때문인지 대부분 비싼 입장료를 지불하고 가야 하는데, Bodiam Castle은 우리 식구 세명과 주차비를 포함하면 총 25파운드 정도를 내야 했다. 그래서 일 년 동안 126파운드를 내면 성을 비롯해 영국의 유적지 500 군데를 아무 때나 일 년 동안 무료로 방문할 수 있고, 무료 주차 혜택을 받을 수 있는 National Trust 멤버십 가족권을 구입해서 가기로 했다. 정식 회원권은 3주 정도 걸려 배송된다고 하여 임시 회원권을 프린트해 가서 당일에 바로 사용했다. Bodiam Castle은 런던 동쪽에서는 더 가깝지만 서쪽에 사는 우리 집에서는 2시간가량 걸리는 East Sussex에 있..
런던 동네 나들이-Pitzhanger Manor & Gallery 이번주부터 아들의 부활절 방학이 시작되었다. 아들이 금요일에 하교를 일찍하게 되어 친구들과 놀이터에서 놀게 했는데, 오랜만에 만난 아들 친구 엄마 R과 얘기를 하다가 Gunnersbury Museum 처럼 최근 우리 동네에 재개관한 갤러리가 있다는 소식을 들었다. 하프텀에 런던 시내까지 나가서 무얼 하기는 귀찮았던 차에 잘됐다 싶어 찾아보니, Walpole park에 있는 Pitzhanger Manor & Gallery였다. 평소에는 입장료를 받지만 화요일과 일요일 오전에는 나처럼 ealing borough에 사는 구민들은 무료로 입장할수가 있다. 이 기회를 놓칠새라 비가 조금 오기는 했지만 아들과 함께 길을 나섰다. ealing broadway 역에 내리면 인도 곳곳에 Pitzhanger Manor에 ..
오늘 일어난 일 오늘은 내게 작은 변화가 있었던 날이다. 나의 작은 행동으로 영국에서 잘못되어 있던 것을 바로 잡게 하였기 때문이다. 국민들에게 진실을 전하기 위해 취재하다 138번의 소송을 당하고 뇌경색을 앓을 정도로 심각한 스트레스를 받아왔던 이상호 기자나 요즘 많이 애쓰고 계시는 윤지오씨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지만, 나의 행동이 주변 사람들에게 좋은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걸 알게 되니 감회가 새롭다. 나쁜 행동도 그렇지만 좋은 행동도 바이러스처럼 전염력이 참 강하다. 사실 나는 성격이 소심하여 남에게 듣기싫은 말을 하는게 쉽지않다. 게다가 영국처럼 개인주의가 강한 나라에서는 컴플레인을 꺼리는 경향이 없지않다. 하지만 몇달 동안 마음에 걸려서 내내 마음이 불편했고, 이건 아니다라는 생각이 강해서 용기를 내어 컴플레..
미술가 양혜규 <Tracing Movement>X 음악가 이옥경-South London Gallery 더이상의 수식어가 필요없는 미술가 양혜규의 전시가 내가 좋아하는 South London Gallery에서 열린다고 해서 많은 기대를 하고 있었다. 언제 갈까 계획하다가 이왕이면 첼리스트 이옥경이 공연하는 날에 가는 것이 좋겠다고 생각하여 지난 토요일에 아이와 함께 다녀왔다. 봉준호나 이창동 감독의 영화를 볼때처럼 양혜규 작가의 작품을 볼때 내 눈은 더욱 크고 초롱초롱해지고, 진공상태에 있던 내 머리속의 창문은 활짝 열려 바람이 시원하게 들어와 저멀리 처마끝의 풍경 소리가 들리게 되는 것 같다. 첼리스트 겸 작곡가, 즉흥 연주가의 수식어가 있는 이옥경은 내게는 생소한 이름인데 웹서핑을 통해 알아보니 이미 해외에서도 실력을 인정받는 연주자였다. 그녀의 음악을 들어보니 으스스한 황병기의 가야금 연주가 연상되어..
로맨스는 별책부록 주말같이 삼시세끼를 챙겨먹어야 하는 날에는 설거지를 정말 하기 싫다. 이럴 때 극약처방으로 설거지를 하면서 전자도서를 듣거나 한국의 드라마를 시청한다. 최근에는 이라는 드라마를 보게 되었다. 단순히 극중 주인공 은호와 단이의 러브 스토리겠거니 하고 2회까지 보다 말았는데 출판사를 배경으로 주인공만 부각되는 이야기가 아니라, 주변 인물들의 이야기도 엮어낸다는 걸 알고서는 계속 시청하게 되었다. 책을 좋아하는 나는 출판사가 어떻게 운영되는지 엿볼 수 있어서 더욱 흥미로웠다. 드라마를 보면서 책을 읽는 느낌이 들 정도로 잘 쓰여진 극본이 정말 좋았고, 주옥같은 대사 특히 내 마음에 들어오는 대사들이 많았다. 단이가 은호를 오래된 책으로 비유할때, 마지막에 강병준 작가가 남긴 편지에 나오는 대사들도 마음에 많이..
영국의 숲을 찾아-런던 근교 여행 <Swinley Forest> 요즘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던 탓인지 오랜만에 소나무 향기가 그리워졌다. 한국이었다면 친정 집 앞에 있는 북한산에 쉽게 갔을텐데 영국에서는 아직 내가 좋아하는 나만의 숲을 찾지 못했다. 그러다가 예전에 런던 Battersea Park에 갔을 때 봤던 Go Ape이 생각났다. Go Ape은 타잔처럼 나무 사이로 다니는 체험인데, 흔들거리는 다리를 아슬아슬하게 지나가거나 짧은 짚와이어를 타는 구간도 있어 아이들이 무척 좋아하는 것 같았다. 안전에 예민한 영국이라서 안전 장치를 달고 다니기 때문에 떨어져도 부상의 위험이 없다. 어쨌든 Go Ape가 있는 곳이라면 숲이 있을거라는 생각에 런던 근교의 숲을 쉽게 찾아낼 수 있었다. Bracknell Forest에 있는 Swinley Forest인데 런던 서쪽 끝인 ..